서산시 대산읍 시골땅 놀이터서 1박2일 오지 캠핑 (feat. 공포체험)
5월 황금연휴를 맞아 코로나로 어디 놀러가긴 어려워 연고도 없고 물, 전기 심지어 화장실도 없는 시골땅에서 1박2일 오지캠핑에 도전했습니다^^
아침 9시 쯤 출발했는데 나들이 차량들로 고속도로가 가득했습니다 ㅜㅜ 코로나는 참아냈지만 황금 연휴는 정말 참기 어렵죠!
1시간 반이면 가던 곳이었는데 4월 30일 어젠 무려 2배 넘는 3시간 15분이나 걸렸습니다 ㅠㅠ
삼길포항에 들러 샤워백 물을 채우고 마침내 사이트에 도착!
잡초 방지용 그라운드 시트를 미리 설치해둔터라 그늘막 부터 빠르게 세팅합니다.
캠핑이 익숙치않아 항상 무언가 빼먹고 오는데 오늘은 테이블을 안가져왔네요 ㅎㅎ 뭐 크게 문제될건 없습니다.
고기에 김치니깐요 ^^
캠핑에선 빠르게 구워 먹을 수 있는 차돌박이가 저에겐 진리인듯!
폭풍 흡입 후 장시간 운전에 따른 피로감에 텐트에 누워있는데 어디에선가 가까운 곳에서 굉장히 시끄러운 기계음이..
시골땅 앞 논 흙 뒤집기가 한창입니다.
잠자긴 틀렸네요 ㅎㅎ 분명 인적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하는데 농번기라 그런가 ...
별 수 없이 텐트에서 나와 2주 전 순을 땄던 엄나무로 가봅니다. 그새 활짝 많이 폈네요!
잎이 연해 아직은 먹을 수 있다기에 엄나무순 위주로 따고 머위도 여린 잎으로만 따서 드렸습니다.
직접 장아찌로 담은 걸 먹어보니 엄나무순은 쓴 맛이 강했는데 사포닌이 듬뿍 들어서 그렇다고 하네요^^
알칼리성 식물로 폴리코사놀이 듬뿍 든 머위도 활짝 잎을 피웠습니다.
밥풀떼기 나무라 불리는 박대기 나무도 보입니다. 꽃을 피웠기에 카페에 물었더니 바로 아시네요 ^^
트랙터가 물러가고 좀 쉴 수 있겠다 싶었는데 논에서 작업하시던 할아버지가 가까이 오셨기에 인사를 했습니다.
젊은 사람이 반가운 탓인지 여든이 넘는 연세에 이곳 이장도 두루 하시고 지금은 근처 아파트에서 산다시며 땅은 얼마에 샀는 지 본인은 논 만 평이고 도지 줬는데 논을 망쳐 직접 본인이 벼농사를 짓게 됐고 저기 보이는 건너편 작은 길이 본인이 새마을운동 시에 만든거라며 자랑 아닌 자랑을 늘어놓으시더라구요 ^^
시골은 말 할 사람이 없어 한 번 붙잡히면 꽤 오랜 시간 들어야 한다는걸 다시 한 번 느끼고 텐트로 들어가 쉬었습니다 ㅎㅎ
오후 5시 어느덧 저녁 식사를 준비할 시간입니다. 오늘의 저녁은 와이프가 챙겨준 간편식 곤드레나물밥과 우럭회!
삼길포항 회뜨는 선상(팁은 여기에)
에 가서 우럭 1kg을 떳는데 황금연휴인 탓인지 전국에서 캠족들이 모인 듯 텐트로 가득하고 이미 주차도 포화상태가 넘어 도로변에도 차들로 꽉 찼더라구요.
가까이에 고요하게(?) 머무를 수 있는 시골땅이 있다니 새삼 더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대반전이 있었다는 ㅎㅎㅎㅎ
후라이팬에 오일을 붓고 곤드레밥을 볶습니다. 그릇도 코펠 말고 없어서 코펠 뚜껑 위에 뜨거운 후라이팬을 올립니다ㅋㅋ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나타납니다. 이상하네 여기 온 이래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만나다니 ㅋㅋㅋ
새로 이사오셨어요? (엥, 텐트 치고 있는데 무슨 이사??? 땅 빈집에서 살 사람으로 오해한 듯) 인사를 나누고 여기 땅주인이에요. 식사하셨어요? 아직이요.
배가 고파 간단히 응대하고 저녁 식사를 시작합니다!
우럭은 정말 분명 활어를 뜬지 30분도 안됐는데 숙성회처럼 살이 단단하고 아주 맛있어서 자연스레 감탄사가 나오더라구요. 아들램도 너무 맛있다고 ㅎㅎㅎ
정리 후 양치질과 세수 후 잠자리를 세팅합니다. 에어베개와 뚜꺼운 침낭 그리고 랜턴으로 불을 밝힙니다.
저녁 8시 같이 누워 웨이브로 TV보는데 갑자기 예상 못한 개구리 울음 소리가 ㅜㅜ 그렇구나! 논이 있으면 개구리가 있구나 ㅎㅎㅎ
거기에다 태풍 같은 바람이 미친 듯이 불어 옵니다. 이것이 바로 학교에서 배운 육풍? 낮에 뜨거웠던 태양이 땅과 바다를 모두 데웠지만 낮엔 땅이 빨리 뜨거워지고 저녁엔 땅이 더 빨리 식어서 발생하는 기압차로 부는 바람.
낮엔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 밤엔 육풍... 분명 바람 방향은 바다를 향해 있었는데 무섭게 몰아칩니다 ㅜㅜ(초등교육으로 잊지 못하겠죠? ㅎㅎ)
시끄러운 개구리 울음에 뻐꾸기도 울고 이름 모를 새도 울지 강풍에 텐트는 날아갈것만 같고 선잠 자다보니 자정 쯤 머리만 대면 잠드는 아들램이 차에서 자자고 합니다 ㅋㅋㅋ
침낭이 하나라 아들램만 차에서 자게 하긴 그렇고 같이 차박하자니 텐트 철수에 트렁크 짐 정리 까지 너무 피곤해 그냥 텐트행을 ㅋㅋ 미안해 아들 ㅋㅋ
팩을 꺼내 텐트를 고정!
새벽 몇 시인지 모르겠지만 모든게 고요해지고 깊은 잠에 빠지고 싶었지만 바람이 중간중간 가만두질 않네요 ㅎㅎ
텐트에서 자는 잠이라 익숙하지 않은 탓도 있었지만 개구리와 바람이 너무 미웠습니다 ㅋㅋ
혼자 왔다면 많이 무서웠을거에요 ㅎㅎ
다음 날 아침 아날로그 감성 충전하고 애정하는 삼길포항 식당서 생고기 김치찌개로 아점을 해결하고 집으로 컴백했습니다!
이런 ㅡ.,ㅡ 샤워백을 두고 왔는데 과연 그대로 있을 지 바람이 가져갔을 지 다음을 기약해 봅니다^^♡
한낮엔 반팔 입어야 할 정도로 기온이 올라 좋았는데 저녁엔 많이 쌀쌀했습니다.
코로나 곧 끝나겠죠? 모두모두 힘내세요!